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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 life

투자 받을 때 유의할 점 10가지



이미지 소스: https://www.flickr.com/photos/pictures-of-money/



프렌트립이 드디어 엔젤투자를 넘어 첫 VC 투자를 받았다. (http://www.venturesquare.net/588002)

VC 경험이 있어 심사 과정들을 잘 알고 어떤 포인트들을 살려야 하는지 많이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IR을 준비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다. 펀딩을 진행하며 직접 느낀 점들과 VC 때의 경험을 녹여 펀딩 준비 과정에서 유의할 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업계의 룰을 바꿔버리거나 새로운 큰 시장을 만들수 있을 만한 공격적인 theme을 잡아야 한다. 단순히 무엇을 만들겠다로는 왜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다. VC는 어중간하게 성공할만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잘됐을 때 대박이 날 수 있는 기업들만 심사하기에도 바쁘고, 그런 투자를 해야 10개 중 1개의 포트폴리오만 성공한다 하더라도 좋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려면 정말 판을 흔들어버리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해줘야 한다. 이건 단순히 펀딩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스타트업이라면 그 정도 비전이 있어야 두근두근하며 일할 수 있고, 훌륭한 인재들이 계속 조인하려 하지 않을까.


2. VC의 피드백을 진심으로 새겨듣자. 미팅을 해보면, 사업계획서에서 충분히 설명을 한 것인데도 VC가 다시 물어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경우는 한번에 와닿지 않았다는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 이런 사업은 쉽지 않다. 물론 창업자가 정말 천재적인 비즈니스를 생각했고, VC가 쉽게 이해를 못할 수도 있지만, 밥먹고 스타트업만 검토하는 VC가 갸우뚱한다면, 갸우뚱한 비즈니스일 확률이 높다. '티몬이나 배달의민족도 숱하게 퇴짜 맞았다는데!' 하지 말고 다시 한번 비즈니스 모델 혹은 사업계획서를 빡세게 다듬자. 그들도 그런 과정을 거쳤던 것일 테니. 좋은 말을 해주고 투자 안하는 VC보다, 빡신 피드백을 주는 VC가 훨씬 고맙다.


3. IR을 진행하면서 본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자. 물론 IR이 성공적이지 못하면 어차피 cash burning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올인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IR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 소요된다고 보면 그 동안 성장을 멈춘 스타트업은 다시는 기회가 없을 가능성도 많다. 프로젝트처럼 단기간에 밀도 높게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계속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4. IR을 진행하다보면 가끔 자괴감도 들고, 불확실함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다. 우리팀이 정말 해낼 수 있을까?에서 시작하여 우리는 좋은 팀일까? 나는 좋은 선택을 했던 걸까? 까지 끝도 없이 과거의 의사결정을 반문하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팀웍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 명이 IR을 맡아 속앓이 하지말고, 처음부터 다른 경영진이나 멘토와 페어로 준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5. 스타트업의 스테이지에 따라 강조해야 하는 포인트가 다르다. 얼리 스테이지일수록 비전과 창업 동기, 팀 역량이 중요하고 growth 단계에서는 실제 metric이 중요하다. 이는 IR 덱에 그대로 반영된다. 초기일수록 더 어떤 그림으로 판을 흔들지와 그것을 실제로 할 수 있는 팀이냐를 잘 보여주어야 한다.


6. 투자사를 선택할 때, 팀을 진심으로 믿어주는 심사역이냐가 정말 중요하다. VC의 백그라운드나 네트워크, 네임밸류 등을 보통 많이 고려하는데 더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 심사역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모델에 꽂혀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진정성과 역량을 믿고 투자를 해준 VC는 전장을 헤쳐나갈 때 정말이지 든든하고 큰 힘이 된다.


7. VC와의 네트웍이 IR에 중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친한 VC에게 IR을 하는 것이 훨씬 부담스럽다. 모든 VC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메일이 공개되어 있고, 여기로 보내는 사업계획서는 아무리 많더라도 그냥 버리지 않고 다 검토한다. 물론 신뢰하는 지인의 추천을 통해서 들어오는 딜을 더 유심히 볼 때도 있지만 투자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좋은 사업계획서와 좋은 팀이라면 어떤 채널을 통해 컨택해도 똑같이 기회가 있으니, VC와의 네트워킹을 위해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


8. 돈이 입금되기 전까지는 펀딩이 이루어진 게 아니다. Term sheet을 받은 상황에서도 딜이 깨지는 경우는 많다. 미리 축배를 들었다가는 잘 안되었을 때 정신적 데미지가 상당하니 침착하게 기다리도록 하자.


9. 투자 받은 돈을 어떻게 써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의 계획이 상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신규로 채용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와 마케팅비의 상승분을 고려하여 runway가 어느 정도고, 그동안 또 어떤 지표를 얼마나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의하자. IR deck에 그 성장 전략이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으면 VC에게 투자의 확신을 주기 어렵다.


10. 다수의 VC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VC마다 view point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너무 많은 수의 VC 미팅도 업무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3~5개 VC가 적당) VC간에 서로 상충하는 피드백이 있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지점들이 더 깊이 검토해봐야 할 포인트들이다. 그리고 VC들을 만나면서 VC간에 과도하게 경쟁을 부추기거나, 신뢰를 깨지는 말자. 깨어버린 신뢰는 언젠가 독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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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y Cho, Director of frien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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